복싱은 발이 전부다.
좀 뛰자
매일 같이 TLDR 기사 하나 읽고 요약글만 쓰고 있는 거 같아서, 오늘은 그냥 잡글을 하나 쓰려고 한다.
아예 그냥 오늘은 스킵할까 하다가도, 주주에 등록해놓은 목표가 있어서… (이럴 때 보면 동기부여 효과는 진짜 확실히 있다.)
뭘 써야 할까… 고민을 좀 하다가, 요즘 진짜 오전 오후 상관 없이 체육관을 가기만 하면 스파링을 해서, 그러다가 깨달은 걸 써보려고 한다.
복싱이 어케 발로 하는 운동임
“복싱은 발로 한다” 라는 말을 잘 이해 못 하는 사람이었다.
스타일 자체가 살짝씩 발 먹으면서 머리 움직이고, 매번 큰 거 한 방을 노리러 붙는 스타일이라. (아니, 그런 스타일밖에 할 줄 몰랐다. 발을 못 쓰니까.)
최근에 계속 헤비급인 회원분이랑 스파링을 했는데 — 이게… 나보다 체급이 한참 위니까 그 방법이 통하질 않는다.
날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으니까 헤드 무빙도 잘 안 통하고, 피했다고 해도 바디 카운터를 박아도 미동도 없으시고…
진짜 매번 고생했다. 매번 원 패턴으로 공격하는데 그게 파훼되니까, 클런치 갔다가 카운터 노려보고 정타 맞고 그로기 되고. 이게 반복이었다.
회원님, 이리 좀 와보세요
계속 고전하고 있으니까 관장님이 안쓰러우셨는지, 최근 2주 동안은 미트 치는데 계~~속 뛰게만 시켰다.
뛰다가 페이크 주고 주먹 던졌다가 백 스텝. 딱 이 패턴으로 무한 반복인데, 3라만 돌려도 중간에 아예 걷질 않으니까 진짜 종아리가 터질 거 같다.
근데 또 웃긴 게.
이렇게 뛰기 시작하니까 — 안 먹히던 페이크가 먹히고, 잽도 훨씬 잘 들어간다.
그리고 내 앞손이 좀… 세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앞손 싸움이 되고 백 스텝이 습관이 되니까, 몰리기는 몰려도 후두려 맞지는 않는다.
왜일까?
상대 회원분 말로는, 내가 뛰기 시작할 때부터 도대체 언제 주먹이 나올지 모르겠고, 들어가기도 무서워진다고 한다.
뒤로 빠지는 스텝이 훨씬 빠르게 나오니까.
”복싱은 발로 한다” 의 진짜 의미
“복싱은 발로 한다” 는 진짜 격언이었다.
내 거리에서 싸워야 한다. 는 말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내가 원할 때 들어가서 싸운다는거다. 닿지 않는 거리를 만들고, 내가 원할 때만 닿는 거리로 간다.
이 거리를 못 만들면 — 항상 상대가 원할 때 싸우게 된다.
헤비급 회원분이랑 붙으면 그 사람 거리에서 싸우게 되는데, 그 거리가 나한테는 그냥 죽음의 거리다. 키도 리치도 한참 길고, 한 방 power 도 두 배는 다르고.
근데 뛰기 시작하면 — 내가 거리를 정한다. 들어갈 때와 빠질 때를 내가 결정하는 순간, 키 차이가 절반쯤 무력화된다.
풋워크 마스터들이 더 큰 체급 상대로 안 맞고 이기는 게 그런 이유다.
그 사람들은 잘 때리다 라기보다는 잘 도망 다니다가 아무도 모르고 자신만 아는 타이밍에 들어가니까.
결국은 연습만이 답이다.
웃긴 게, 발을 안 쓰던 시절엔 내 앞손이 쎈 줄은 알았지만 한 두번 정도 밖에 못 맞췄다.
발이 안 움직이니까 앞손도 늘 같은 거리에서 같은 타이밍에 나갔고, 그러니까 다 막혔다.
근데 발이 살아나니까 — 거리가 매번 다르고 타이밍이 다 다르다. 같은 앞손 잽인데 들어가는 결이 다르다.
이번에 그래서 발 좀 살리고 칭찬을 좀 들었다.
스파링은 진짜 매일 하는데, 간만에 좋은 소리가 나오니까 기분이 진짜 좋았다.
마치며
역시 좀 맞아야 실력이 는다.
무작정 맞는게 아니라, 맞으면서 자책하고 내려와서 연습하고.. 그러다 깨닫는거다.
물론 체력은 엄청 쓴다.
결국에는 달리기던, 체중 감량이던 열심히 또 운동해서 그 체력을 길러야 한다.
이건 뭐, 개발하는 거랑 똑같은 거 같다.
내일은 덕구를 좀 봐야해서, 덕구랑 좀 뛰어야겠다.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