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진짜 너무 깊은 물이고, 나는 수영을 못한다
유저 100명 찍고 본격 그로스 한답시고 DM 50통, 메일 수십통 돌린 어제의 기록. 결과는... 아무도 안 옴.
이제 주주의 초기 유저가 100명을 딱 찍었다. 🎉
처음에 계획했던대로, 이제는 본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서 유저 1000명을 만들 차례라서…
본격!! 마케팅 전개 작전을 시작했다.
근데… 이거 진짜 생각보다 너무 깊은 물이고 난 수영을 할 줄 모른다.
처음에는 그냥 들이댔다. 스레드에서 했던 것처럼 인스타그램 계정을 하나 만들고, 캐러셀을 하나씩 올렸다.
그리고 타겟층을 정하고 무작정 팔로우를 갈렸다.
맞팔했어…? 일로와. 하고 바로 DM을 날렸다.
나는 누구고~ 이런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오실?? 대충 이런 식.
진짜 어제부터 50명은 족히 보낸 거 같다.
심지어는 페이도 제시했다. 게시글이나 릴스를 만들어주는 조건으로..
근데, 아무도 안온다… 진짜 단 한명도.
간간히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절대 오지 않는다.
왜일까..?
구독자 100명 미만의 나노 유튜버들한테도 전부 메일을 돌렸다. 이건 더 충격이다. 답장이 1통도 오지 않았다.
난 답장이 오거나 반응이 있으면 바로 페이를 제시하려고 했는데… 그냥 답장조차 오지 않았다..
왜일까…?
통계를 한 번 찾아봤다
답이 안 오면 왜 안 오는지 알아야 할 거 같아서, 일단 검색을 해봤다.
- 콜드 이메일 평균 답장률: 약 3.1% (2026년 기준)
- 상위권 sender들이 8~12%, 하위권은 0.5% 미만
- 콜드 DM은 그나마 좀 나아서 평균 5~10% 정도
수치를 보고 좀 멍해졌다.
내가 어제 메일 한 50통 보냈으면, 통계상 답장 한 통 받는 게 정상이라는 거다.
근데 그것도 못 받았으니까… 나는 평균 이하의 sender라는 거고…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내가 보내는 메일은:
-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보낸 메일
- 메일 본문에 “저는 누구고 이런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라는 자기 소개
- “혹시 한 번 써보시고 콘텐츠 만들어주실래요?” 라는 요청
받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걸 왜 읽어야 하지?
심지어 나노 유튜버들은 하루에도 이런 메일 수십 통씩 받고 있을 거다. 구독자가 적다고 컨택이 적은 게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이 받는다. 작아서 만만해 보이니까.
그러니까 답장이 1통도 없는 게 사실 디폴트값이고, 나는 그 디폴트값을 그대로 받은 거다.
”맞팔하면 일단 DM” 도 마찬가지
인스타도 비슷한 거 같다.
찾아보니까 개인화된 DM 응답률이 32%, 일반 콜드 DM은 그보다 훨씬 낮은 수치가 평균이라고 한다.
그럼 내가 보낸 DM은 “개인화” 였을까?
“안녕하세요! 저는 5년차 개발자이고ㅡ 취준이 너무 힘들어서 앱을 만들었어요~ 블라블라”
이게 그 사람한테 “개인화” 된 메시지일까?
전혀 아니다.
이름만 다르고 본문은 다 똑같은 복붙이다. 받는 사람도 한눈에 안다. “아, 이거 50명한테 똑같이 보냈겠구나” 하고.
내가 평소에 모르는 사람한테 그런 DM 받으면 어떻게 하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1초 만에 닫는다. 답장은커녕 읽기도 귀찮다.
근데 내가 그걸 그대로 다른 사람한테 보냈으니, 그쪽도 똑같이 1초 만에 닫는 게 맞는 거다.
이걸 깨닫고 나니 좀 부끄러워졌다.
100명을 만든 방법으로 1000명을 만들 수는 없다
생각해보면 처음 100명을 어떻게 모았더라.
- 베타 테스터로 지인들 끌어왔고
- 스레드에서 글 몇 개 쓴 게 살짝 터졌고
- 베타 테스트 후기 글로 또 몇 명 들어왔고
그러니까 사실은 내 주변 네트워크 + 운 좋게 잘 걸린 SNS 글 몇 개로 만든 거다.
근데 그건 거기까지다.
내 지인의 지인까지가 한계고, 우연히 알고리즘 타고 들어온 사람들도 한계가 있다. 그 우물이 마르면 다음은 어떻게 채울 거냐.
“100명 만들기는 어렵지만, 1000명 만들기는 그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던 거 같은데, 어제 그게 무슨 말인지 살로 느꼈다.
0→100은 PMF 의 영역이고, 100→1000은 그로스의 영역이다.
이 둘은 완전 다른 게임이다.
PMF는 “내 서비스가 누구한테 어떻게 가치 있는지” 찾는 거고, 그로스는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한테 어떻게 알리고 끌어올지” 찾는 거다.
전자는 개발자/기획자의 영역이고, 후자는 마케터의 영역이다.
근데 1인 개발자라는 이름으로 — 나는 그 둘을 다 혼자 해야 한다는 거다.
이게 진짜 헬이다.
브랜드 페르소나? 그게 뭔데
어제 인스타 캐러셀 만들면서 진짜 막막했던 게 — “브랜드 톤이 뭐냐” 라는 질문이었다.
주주가 무슨 톤이지?
- 진지한 거? 아니, 그건 안 어울리는데
- 웃긴 거? 내가 웃길 자신이 없는데
- 감성적인 거? 무슨 감성?
- 정보 위주? 그럼 누가 봐주냐
이거 하나 안 정해져 있으니까 캐러셀 디자인도 매번 결이 다르고, 카피도 매번 다른 사람이 쓴 것처럼 나온다.
내 인스타 피드를 내가 봐도 “이게 뭐 하는 계정이지?” 싶다.
릴스는 더 답이 없다.
릴스 만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일단 다른 잘되는 릴스들을 봤는데 — 그 사람들은 다 자기 얼굴 나오고, 자기 목소리 나오고, 자기 일상이 나온다.
근데 나는… B2C 앱 만드는 1인 개발자고, 얼굴 들이밀고 춤추거나 떠들 거리도 없다. 그렇다고 화면 녹화만 올리면 누가 보냐.
그래서 그냥… 캐러셀만 또 만들고 있다.
근데 캐러셀도 잘 안 터진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솔직히 답을 모르겠다.
그냥 이번에 배운 것만 정리해보면:
1. 콜드 아웃리치는 거의 답장이 안 오는 게 정상이다.
답장률 3% 가 평균이라는 걸 알고 나니, 50통 보내고 0개 받은 어제의 내가 조금은 덜 비참해졌다. 통계상 그럴 수 있다는 거니까. 다만 그게 효율적인 방법이냐 하면 — 글쎄.
2. 복붙 메시지는 안 먹힌다.
보내는 사람은 50명이지만 받는 사람은 1명이다. 그 1명한테 맞춰진 한 줄이 없으면 그냥 스팸이다.
3. 100→1000은 100배 일이 아니다.
1000배는 되는 것 같다. 채널도 다르고, 메시지도 다르고, 들어가는 노력도 다르다.
4. 1인 개발자가 마케팅까지 잘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인정해야 할 거 같다. 마케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직업이고 전문 영역이다. 코딩 잘한다고 자동으로 되는 게 절대 아니다.
근데 그렇다고 마케터를 고용할 돈이 있냐? 없다. 외주를 줄 돈이 있냐? 없다. 인플루언서 광고비 낼 돈이 있냐? 없다.
결국 또 내가 해야 한다. 잘 못하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해야 한다.
이게 1인 개발자가 매일 마주하는 모순인 거 같다.
그런데 한 명이 답장을 했다
진짜로 막막함이 극에 달했던 그 순간에 — 한 명이 답장을 보내왔다.
내가 보낸 그 성의 없는, 복붙 티가 줄줄 흐르는 콜드 DM에.
처음엔 또 무슨 광고 회신인가 싶었는데, 메시지를 열어보고 좀 멍해졌다.
이분은 답장을 하면서 동시에 — 내 앱을 직접 다운받아서 써보고, 내 홈페이지를 들어가보고, 심지어 친구들한테 한 번 보여주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걸 다 정리해서 보내주셨다.
“주주의 브랜드 톤이 정확히 뭐예요?”
“솔직하게 말해서, 처음 접속했을 때 제가 받은 느낌은요…”
“친구들한테 보여줬더니 다들 이렇게 반응하던데요…”
뼈가 시리는 UI/UX 팩폭이 쏟아졌다.
내가 어렴풋이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던 부분, 아예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시각, 사용자가 첫 화면에서 진짜로 느끼는 마찰.
그걸 한 번에 다 까놓으시니까 — 정말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
게다가 디테일한 액션 조언까지.
“DM 보낼 때, 이틀 안에 맞팔 안 오면 그쪽은 끊으셔야 해요.”
이런 거.
뭘 모르고 그냥 들이댄 게 어떻게 보면 마이너스 였던 셈이다.
정신 차려보니
대화가 한참 이어졌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분과 컨설팅 계약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또 다른 플랫폼에선 광고 영상 제작을 외주로 맡겼다.
이상한 말이지만 —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이 사람과 함께라면 이 마케팅이라는 물에서 어떻게든 수영을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돈은… 일단 조금만 써보자… 일단 가보자…
어제까지는 그냥 허공에다 메시지를 던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적어도 다음 한 발짝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보이는 느낌이다.
이게 진짜 미묘한 차이인데, 막상 그 안에 있는 입장에서는 천지차이다.
마치며
어제 하루 종일 DM 50통 보내고 메일 수십 통 쓰고 결과는 0명이었다.
근데 그 50통 중 1통이 — 컨설턴트로 돌아왔다.
답장률 2% . 통계랑 거의 똑같다.
근데 그 1통이 어제까지의 모든 막막함을 한 번에 뒤집어놨으니, 사실은 답장률 같은 숫자 따위가 별 의미가 없는 거 같기도 하다. 그 한 명이 누구냐가 100배는 더 중요한 거였다.
오늘은 일단 DM 그만 보내고, 그분이 보내주신 피드백을 한 줄 한 줄 곱씹어보려고 한다. “내가 만든 게 누구한테 왜 필요한지” 그 한 줄, 이번엔 진짜 잡힐 거 같다.
100명까지 어떻게 어떻게 왔는데 1000명 가는 길이 이렇게 막막할 거라곤 진짜 몰랐다. 그냥 모르고 시작했으니까 시작한 거지, 미리 다 알았으면 시작 못 했을 거 같기도 하다. (오히려 좋은… 건가?)
근데 어제 50통의 DM이 0명의 가입이 아니라 1명의 동지를 데려왔다는 걸 알고 나니까 —
이제 진짜 시작이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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