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어? 액정 살짝 눌렀어? 죽을게~

충전 케이블이 이렇게나 위험합니다.

Jun Noh

아.

원래는 어제 썼어야 했는데, 어제 제정신이 아니었어서 이제야 글을 쓴다.

어제 아침 작업을 어느 정도 끝내고 회사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어제는 뭔가 평소와는 다르게 입고 회사를 가고 싶었다.

그래서 백만년만에 셔츠를 꺼내서 입고, 한창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차피 회사에서도 원격으로 붙어서 종종 작업을 하니까 PC는 켜두고, 그 옆에 있는 맥북을 닫고 가져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콰직

백팩을 챙겨서 무릎 위에 올려두고, 차키와 버즈 등을 챙기고 있었다.

이제 맥북도 챙겨야하니 맥북에 연결된 충전 케이블을 살짝 빼고, 백팩을 열었다.

가방을 열었으니 이제 맥북의 덮개를 닫아서 챙기기만 했는데, 덮개를 잡고 내리는 순간… 들으면 안되는 소리를 들어버렸다.

꽈직!

이건 “콰직!” 이랑은 뉘앙스가 다르다.

디스플레이 외부의 판이 깨지는 그런 소리가 아니었다.

그냥 듣기만 해도 본능적으로 뭔가가 눌리고 휘어서 안쪽에서부터 깨져서 나는 소리였다.

덮개를 그대로 다시 열어보니…

이렇게 아주 예쁘게 x/y 축이 그려져 있었다.

피가 식는다. 라는 표현

내가 순간 느낀 감정은 짜증도, 안타까움도 아니었다.

그냥… 머리에 도는 피가 순간 차갑게 식는 느낌.

별 감정도 안들고, 상황 파악을 하기 싫어서 뇌가 일부러 전원을 끈.. 그런 느낌이었다.

그냥 머리가 차갑게 식어서 아무런 감정 없이 애플 서비스 센터에 전화해서 보증 여부를 물어봤다.

“우발적 손상에 의한 수리”는 보증 대상이 아닙니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 어제 오후 4시로 서비스 예약을 잡았다.

그러고 차에 가서 앉았는데…

그때가 되어서야 미칠듯한 억울함과 분노가 올라왔다…ㅋㅋㅋㅋ

쿠크다스

내가 뭐 덮개를 잡고 내려 찍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안닫히는 걸 억지로 닫은 것도 아니다.

그냥 잡고 스르륵 닫다가 아무런 저항도 없이 소리를 먼저 들었다.

물론 케이블이 껴있던 곳이 힌지 가까이라서 토크를 많이 받았다고는 쳐도…

이건 내 머리로는 용납이 안되는 내구성이었다.

그래서 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도 있다.

수리비?

제일 놀란 건 수리비다.

일단 검색해본 내용으로는 공식은 100만원부터, 사설은 65만원 정도라고는 나오는데… 사설 업체는 알리에서 짭 상판을 사다가 교체해주는 방식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게 내 소유가 아니라 회사의 재산이라.. 아무래도 공식에서 수리를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하… 그렇게 서비스 센터에 갔더니 엔지니어분이 이것 저것 확인해보시고는 바로 95만원이라고 말씀했다.

타협이 가능한 부분도 아니고, 상판을 무조건 갈아야 한다고… 이거 두면 점점 퍼져서 아예 못쓴다고 하셨다.

수리 기간

수리비야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감수한다고 쳐도… 문제는 수리 기간이다.

지금 수리 예약이 몰려서 최소 2주 정도는 소요된다고…ㅋㅋㅋㅋㅋㅋ

이게 2주면 주주의 업데이트도 2주 동안 아무것도 못하는거고, 회사 프로젝트도 ios 빌드가 막혀버리는 상황이라 맡길 수가 없었다.

하… 뭔… 진짜 케이블 하나 때문에 뭔 짓인가… 서비스 센터에서 다시 회사로 들어가면서 간만에 욕이란 욕은 다 했다.

그래서 어캄?

뭐, 별 수 있나.

어차피 회사 맥북이 아닌 개인용 맥북을 하나 장만하려고 했었다.

회사 프로젝트와 내 프로젝트를 한 대의 맥북에서, 그것도 회사 맥북으로 하려니까 조금 찔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약간은 불편한 느낌이 좀 있었다.

그래서 안그래도 새 맥북을 사려고는 했지만 당연하게도 그 시기가 지금은 아니었다.

근데… 선택지가 사라져버렸다.

일단 새 맥북을 사고 거기에 데이터를 옮겨 넣은 뒤 빌드 환경을 구축해놔야. 수리를 맡길 수 있으니까..

그래서 그냥 m5 13인치 에어를 하나 질렀다…

마치며

어쩌다보니 새 기기 갖고싶다고 액정 부순 놈이 되어 버렸는데, 아직도 손이 벌벌 떨린다. (아니 가격 왜이렇게 올랐어요? 작년에 15인치 사는 가격으로 13밖에 못사네)

안그래도 쪼들리는 1인 개발자의 통장인데… 이제 더 여유가 없어졌다.

이 글의 교훈은

맥북은 항상 닫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자.

이다.

마침.

흑흑… 흑흑… 흑흑… 흑흑… 흑흑…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