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해커톤 사전 과제 회고록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는, 코스피 어벤져 사전 과제 회고

Jun Noh

무려 열흘이나 글을 작성하지 않았다.

핑계를 대보자면.. 3일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시점이 딱 본격적인 AI 게임 개발 해커톤 사전 과제의 개발을 시작했던 시점이라… 그 뒤로는 계속 게임 로직 구현하고, 에셋 깎고, VFX와 SFX 찾아댕기고… 만들고… 하다 보니까 이번주 월요일 새벽에 제출하기 직전까지는 진짜 블로그고 운동이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이틀동안 시연영상 편집하고 소개 페이지, 플레이가이드, AI 활용 문서를 정리를 했다.

월요일 새벽에 딱…! 포트폴리오까지 첨부해서 제출을 하고나니 참…

내가 뭘 만든건지.. 어차피 지원자가 워낙에 많을 거 같아서 1인 개발로 본선을 뚫어내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거 같은데… 괜히 시간 낭비를 한 건 아닌지..

등등 오만생각이 다 들어서 그 날은 잠도 제대로 못잤다.

대충 정리를 해보자면, 기획 시작부터 로직 구현을 완료하고, 캐릭터 에셋과 애니메이션, 스킬 VFX와 SFX 까지 전부 붙여서 구현을 완료하는데 1인 개발로 총 17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AI를 안썼다면… 진지하게 말해서 3달도 더 걸렸을 거 같은 규모의 프로젝트를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17일만에 해냈다는건, 사실 본선 진출 여부를 빼놓고 봐도… 참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내가 뭘 만들었는지를 언급하자면, 아래와 같다.

  • 게임 이름: 코스피 어벤저
  • 컨셉: 실제같은 시뮬레이션 코스피 시장에서 자본을 불려, 개미의 원한이 서린 떡상의 검으로 세력과 맞서는 모바일 액션 게임
  • 카테고리: 시뮬레이션 + 3D 소울류 액션
  • 게임 플레이: 시뮬레이션 주식 시장에서 주식 거래 → 몬스터와의 전투 → 주식 거래 → 보스와의 전투

대충 위와 같은 게임이며, 소개 페이지에서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파이프라인은 어떻게 짰나

작업 도구를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정리해봤다.

  • 3D 캐릭터·무기·가구: Meshy v6 Pro
  • 2D 컨셉·컷씬: Gemini Nano Banana
  • BGM: Suno v4 Pro
  • SFX: ElevenLabs
  • 오토 리깅+애니메이션: Mixamo
  • 맵·VFX 모델링: Claude Code × Blender MCP
  • 게임 로직·씬 조립: Claude Code × Godot MCP
  • 런타임 뉴스 실시간 생성: Azure OpenAI (gpt-5-nano) × Azure Functions
  • 조율·통합·QA: Claude Code

여기서 나는 기획하고 프롬프트 짜고 결과 검증하고 통합 판단만 한다.

씬 조립하고 코드 짜고 QA 돌리는 건 다 에이전트가 한다.

이 스택을 어떻게 조합했는지는 이전 블로그 글 ai-game-pipeline에 좀 더 자세히 써놨으니 관심 있으면 참고하면 될 거 같다.

진짜 개발 속도의 열쇠. 자동 검증 루프

파이프라인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사실 도구 스택 자체가 아니었다.

에이전트가 스스로 게임을 빌드하고, 씬을 플레이하고, 스크린샷을 자동으로 캡처하고, 그 캡처를 자기가 읽어서 “아 이 부분이 좀 이상하네” 하고 문제를 찾아 스스로 수정하는 루프.

이게 진짜 게임 체인저였다는 생각을 한다.

원래 게임 개발 사이클은 이렇다.

  1. 코드 수정
  2. 빌드
  3. 실행해서 눌러봄
  4. 뭔가 이상하면 로그 확인
  5. 원인 파악
  6. 다시 코드 수정
  7. (1~6 반복 무한)

근데 이걸 다 에이전트한테 맡기니까, 나는 “이거 좀 만들어봐” 던지고 다른 일 하다가 20~30분 뒤에 “다 됐어요” 를 받는다.

물론 완벽하지 않아서 다시 요청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근데 그래도 손 안 대고 코 푸는 것에 가깝다.

이 루프의 유일한 문제는 컨텍스트를 어마어마하게 잡아먹는다는 것. 스크린샷 수십 장을 에이전트가 계속 읽으면서 검증하다 보니 컨텍스트가 서너 번의 검토 라운드에 다 소진된다. compact 이 계속 걸리고, compact 될 때마다 세부가 날아간다.

이 문제 때문에 session-log 스킬을 하나 만들었고, 그건 전에 별도로 정리해서 올려놨다.

근데 원래는 2D로 갈 계획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2D 도트 아이소메트릭으로 기획했다. 애니메이션 부담이 적을 것 같았으니까.

근데 딱 한 가지 문제 때문에 접었다. 캐릭터 1명·동작 1개당 8방향 스프라이트 시트가 필요하다는 것.

AI로 이걸 뽑아보니까 방향마다 미묘하게 어긋난다. 오른손에 무기 든 캐릭터가 어느 방향에서는 왼손에 들고 있다든가, 무기 색이 살짝 다르다든가.

캐릭터 하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그렇다. 그리고 잡몹까지 다 이렇게 뽑아야 하니까 크레딧이랑 시간이 폭탄처럼 늘어난다.

이 삽질 얘기는 ai-game-pipeline에 자세히 적어놨다.

결과적으로 3D로 우회한 게 정답이었다. Mixamo 오토 리깅이 캐릭터 하나 뽑고 리깅 한 번 걸어놓으면 모든 방향에서 알아서 굴러간다. 성능은 좀 타협을 해야겠지만…스프라이트 시트 지옥이 아예 사라졌다.

회고

사실 해커톤 모집 공고를 보고, 도전을 결심하면서도 남은 기간동안 과연 그럴듯한 플레이어블 데모를 만들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섰다.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게임 개발은.. 사실 매번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도만 했지 끝까지 완주한 적 없이 실패한 경험만 가지고 있었고, 3D 게임 개발은 아예 처음이었으니까.

하지만 AI 도구를 활용한 개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자동 검증 루프를 통해 효율적인 개발 환경을 만들면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걸 기뻐해야 하는 건지, 슬퍼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사실 AI가 아무리 개발을 잘하고, 빠르다고 해도 여전히 아직은 사람이 잡아야할 디테일들이 훨씬 많고, AI가 만든 티를 벗으려면 부단히 노력해야하지만… 10명이 3달 걸릴 작업을 1명이 2주만에 끝낼 수 있는 시대가 된 건 사실이라…

앞으로 1~2년만 더 지나면 훨씬 더 완벽한 퀄리티의 게임이 1인 개발로도 완성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좀 슬퍼졌다. (결국은 그럼 이것도 무한 경쟁이라..)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게임 개발을 위한 AI 파이프라인은 어떻게 짜야할 지 어느 정도 감을 잡았고, 본선 진출 여부와 상관 없이 이번 도전은 1인 개발을 하고 있는 나로써는 또 혼자 만들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난거라..

나름 좋은 공부가 됐다고 생각한다.

마침.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