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고갈.

Azure: 고객님, 이제 돈.. 내셔야죠?

Jun Noh

주주 운영한 지 거의 반년이 다 돼간다.

처음 서비스 돌리기 시작할 때, 익숙한 AWS 나 회사에서 쓰던 GCP 가 아니라 처음 써보는 MS Azure 에 DB, AI, 운영 서버 전부 다 셋팅했다.

이유는 사실상 하나였다.

스타트업 크레딧이 다른 데보다 후하다 는 것.

뭐 요즘은 러닝 커브 같은 거 거의 없기도 하고(어차피 AI 가 다 알려주니까..), 좀 깎고 들어가더라도 공짜 5,000달러면 해볼만 하지 싶었다.

4월 초였다.

스타트업 플랜 신청하는데 사업자등록증 올리자마자 자동 심사 봇한테 바로 거절 먹었다.

뭐야…? 이러고 생각 좀 하다가 지원 세션 열고 서류 다시 보냈다.

하루 정도 기다리니, 담당자가 수동으로 승인해줘서 그제서야 5,000달러에 6개월 사용 기간을 받았다.

(이때까지는 너무 기뻤다.)

조금 삐걱대긴 했지만 어쨌든 받았으니 됐다 싶었다. 이때는 “수동 승인” 이라는 단어가 반년 뒤에 어떤 결과를 만들지 몰랐다.

그리고 이사를 시작했다.

도메인, 프론트도어, DB, AI, 운영 서버까지 AWS 에 있던 거 다 Azure 로 넘겼다.

그 이후는 뭐… 잘 돌아갔다.

CLI 도 익숙해져서 배포도 매우 빠르게 진행했고, 매주 꾸준하게 업데이트 하면서 유저도 조금씩 늘었다.

마일스톤

7월에 내 대시보드에 느낌표 아이콘이 생겼다.

눌러보니 Azure 워크로드 5개 이상을 60일간 꾸준히 쓰면, 다음 티어인 25,000달러로 자동 업그레이드가 된다는 마일스톤 제도에 관한 내용이었다.

…어? 나 4월 말부터 썼는데? 리소스도 20개 넘는데? 60일 한참 지났는데 왜 아무 일도 없지?

바로 문의 메일 보냈고, 답장은 아래와 같았다.

완전히 자동화된 프로세스라, 저희 지원팀은 귀하의 워크로드 수, 진행 상태, 평가 일정, 반영 시점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요건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음.. 그래. 자동이라니까 기다리면 되겠지 하고 택배 기다리던 초등학생마냥 크레딧 페이지만 하루에 몇 번씩 들락거리는 나날이 시작됐다.

…? 이거 뭐에요?

그 와중에 불안을 더 키우는 걸 하나 발견했다.

혜택 페이지에서 내 크레딧 상태는 “활성” 인데 그 옆에 빨간 X 아이콘이 떠있었다.

혹시나 해서 개발자 콘솔로 element 까보니 아이콘 이름이 StatusErrorFull. 에러란다.

불안해서 또 물어봤다.

구체적인 에러 메시지가 표시되지 않으므로, 이 알림은 무시하셔도 됩니다.

…무시하라길래 무시했다.

(너네가 무시해도 괜찮다며…)

8월. 못 보던 조건이 생겨있었다

문서 다시 읽는데 못 보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각 워크로드가 매일 1달러 이상의 지출을 유지해야 함.

…갑자기? 개 어이없는 조건이 어느새 생겨있었다.

계산기 두드려보니 워크로드 중 두 개가 하루 몇십 센트 수준이라 기준 미달이었다.

그래서 또 부랴부랴 스토리지 계정 새로 파서 프리미엄 파일 공유 프로비저닝하고, 컨테이너 레지스트리 티어 올리고, 대신 프론트도어는 프리미엄에서 스탠다드로 낮춰서 예산을 맞췄다.

드디어 5개 워크로드가 전부 하루 1달러 라인 위에 올라간게 9월 4일이었다.

Azure: 아 ㅋㅋ;;; ㅈㅅㅈㅅ;; 착각함.

어느 날 보니 크레딧 만료일이 갑자기 2027년 4월로 반년이 더 늘어나있었다.

오, 혹시? 설레는 마음으로 문의를 보냈다.

돌아온 답장은 설렘과는 거리가 멀었다.

4월에 귀하의 사업자 검증이 자동 프로세스에서 실패했고, 지원팀이 수동으로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신청이 백엔드에 ‘실패’ 상태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시스템에서 정상적으로 처리될 수 없었습니다. (…) 이 백엔드 처리의 일환으로, 귀하의 신청이 이제 처리되었습니다.

번역하면 이렇다.

나는 4월부터 8월까지 넉 달 동안 평가 대상조차 아니었다.

“왜 안 되지?” 하던 두 달은 애초에 될 수가 없는 두 달이었고, 7월에 발견한 그 빨간 아이콘이 이것의 증상이었다. 무시하라던 그 에러가 모든 것의 원인이었던 거다.

화는 좀 났지만, 어쨌든 이제 처리됐다니까. 카운트도 돌기 시작했으니까. 이제는 되겠지…?

기간은 남음. 근데 크레딧은?

문제는 단순한 수학이었다.

60일 완주하려면 11월 초까지 크레딧이 버텨야 하는데, 주주가 크면서 서버비도 같이 커지고 있었다.

계산 돌려보니 크레딧이 완주 3주 쯤 전에 먼저 바닥나는 그림이 나왔다.

그래서 또 케이스를 열고 물어봤다.

크레딧 소진돼서 종량제로 넘어가면, 그 날들도 60일 카운트에 포함되냐고.

…답장이 없었다. 케이스는 조용히 닫혔다.

사실 담당자를 좀 많이 괴롭히긴 했다…

그래서 그냥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넘겼는데, 혹시 몰라 이번달 초에 한 번 더 물어봤다.

이번엔 답이 왔다.

크레딧이 전부 소진되면 크레딧 등록 자체가 취소됩니다. 종량제로 전환된 이후의 사용은 마일스톤 평가에 카운트될 수 없습니다. 지원팀과 리더십 팀 모두 크레딧을 수동으로 승인하거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메일에서 제일 오래 기억에 남을 문장.

이미 적격 워크로드 요건을 충족하신 후인 만큼, 이 제한이 특히 실망스러우실 수 있다는 점 진심으로 이해합니다.

“충족한 건 아는데, 안 됨.”

이게 결론이었다.

10월 11일

혜택 탭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고, 구독은 종량제로 바뀌어있었다.

뭐, 어쩌겠냐

사실 후회가 많이 남는다.

조금 더 빠르게 판단하고, 보수적으로 생각했다면..

2,000명이고 성장이고 뭐고, 컨테이너 좀 줄이고 허리띠 바짝 졸라매서 소진 속도를 늦췄으면 어떻게든 크레딧 안에서 60일을 버텼을지도 모른다.

그 생각이 요 며칠 계속 맴돌긴 했다.

아니… 그런데 Azure 백엔드가 애초에 멀쩡했으면 카운트는 5월에 시작해서 7월에 끝났을 거다. 복잡한 계산이나 기도메타 같은 것도 필요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서버비 아끼자고 유저를 안 받을 수는 없었다.

이 반년 동안 MS 자동 시스템은 일관되게 “아직” 과 “안 됨” 만 말했다.

그 사이에 주주 유저는 250명에서 2,000명이 됐다.

그 성장세에 잠시, 너무 행복회로가 돌아가서 리스크 같은 건 눈에 보이지 않았나보다.

참… 많이 안타까운 결과서를 요근래 자꾸만 받아버리니… 마음이 꺾이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이지만, 이제 다시 현실을 바라보고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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